적산 산성은 개주시 남부의 만복진[나둔진] 귀자구촌에서 동쪽으로 2.5㎞ 떨어진 적산 위에 위치한다. 적산의 명칭은 산의 바위가 대부분 적색에서 유래한 것이다. 적산은 해발 889m로, 영구 일대에서 높은 산 가운데 하나이다. 적산의 북쪽은 벽류하 상류의 지류와 접해 있고, 서쪽은 벽류하 상류의 간류와 약 10㎞ 떨어져 있다. 서쪽의 벽류하 좌안에는 305번 국도가 지나가는데, 남쪽의 대련 장하시에서 북쪽의 영구시를 연결하는 주요 도로이다. 산성의 서북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점에 개주성이 있으며, 영구시와는 약 75㎞ 가량 떨어져 있다.
적산 산성은 고구려가 요동 지역을 점령한 중기 이후에 축조된 성벽의 둘레가 3.5㎞ 이상인 대형의 포곡식 산성이다. 북벽은 험준한 자연 절벽으로 인해 성벽을 축조하지 않았으며, 산성의 동·남·서면에만 석축을 하였다. 성 내부에는 편평한 분지와 함께 용담이라고 불리는 저수지가 있다.
요동 반도 일대의 고구려 성 중에서 가장 험준한 산성 중 하나로, 건안성일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그리고 고구려 시기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적산 산성은 고구려가 요동 지역을 점령한 이후인 5세기 이후에 축조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관련하여 산성 내부에 있는 용담사에서 확인되는 청대의 석비 중에는 당 태종이 정관 19년[645] 고구려 원정을 떠났을 때 주필산에 머물렀는데, 교지를 내려 개첩사를 축조하였다는 내용이 전한다.
적산 산성은 현재 개발이 중단된 상태라고 하나, 2000년대 후반에 적산 일대를 관광지로 개발하는 공사로 인해 유적이 많이 훼손되었다. 산성에는 5기의 산봉우리가 천연 장벽을 이루고 있는 북벽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에만 석축 성벽이 축조되어 있다. 성벽은 쐐기형 돌을 이용하여 축조하였는데, 대체로 훼손이 심한 편이다. 동벽의 경우 바깥쪽 석축의 높이는 5~6m 가량이며, 너비는 약 3m이다. 문지는 동문과 서문이 있으며, 동문 남쪽에는 치[길이 9.3m, 너비 8m, 잔고 4.6m]가 설치되어 있다. 이 밖에도 남문을 별도로 확인하였다는 중국 측 보고도 있다. 성 내부에는 용담사라는 사찰과 함께 동남쪽에 용담이라는 저수지가 있다.
적산 산성은 요동 반도의 고구려 성 중에서 험한 산세를 가진 산성 중 하나로, 그 규모 역시 상당하다. 발굴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산성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파악할 수는 없지만, 고구려가 해당 지역을 통치하기 위해 세워진 중요한 방어용 성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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